유중혁을 알게된건 김독자가 보던 소설을 우연히 알게 되고 나서였다.

 

"얘는 왜 맨날.."

 

멸살법을 읽는 내내 유중혁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얼굴도 잘생기고 강하고 주변에 동료들도 많고 연애도 하지만 그럼에도 유중혁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죽지도 못해 살지도 못해. 뭐 이러냐."

 

100회차쯤 읽었을 때였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유중혁이였다면 어땠을까. 죽으면 회귀하고 살면 괴롭다. 아마 나는 미쳐버리지 않았을까. 그렇게 미친채로 같은 삶을 반복하고.. 아냐 역시 그건 너무..

새삼 100회차나 살아온 유중혁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존경스럽다고도 생각했다. 그럼에도 불쌍하다고도 생각했다.

 

-

 

"너는 왜 맨날 나를 그런눈으로 보는거지."

 

어느 날 밤. 모두 잠든 시각. 나와 유중혁만이 불침번당번을 서고 있었다.

 

"내가 어떤 눈으로 널 봤는데?"

 

갑자기 유중혁이 인상을 찌푸리며 내게 물어왔다. 내가 뭐 자기를 째려보기라도 했나. 아니 그게 한두번도 아닌데 왜 새삼.

 

"날 동정하는거냐."

"...."

 

그말에 과거에 멸살법을 읽을 때가 떠올랐다. 멸살법을 읽으며 유중혁이 불쌍하다며 울던 나..

 

"내가 왜 널 동정하냐."

"너가 날 보는 눈빛이 그랬다."

"참나. 널 동정할 이유가 하나도 없는데 왜 널 동정해. 착각이야 착각."

"너가 도와주던 사람들을 쳐다보던 눈빛과 같은 눈빛이였다."

"...."

 

쓸데없이 예리하긴.

유중혁의 말에 양심이 따가웠지만 사실대로 말할 생각은 추어도 없었다.

 

"난 네 생각만큼 약하지 않다."

"그걸 누가 모른데."

 

멸살법을 다 읽은 내가 유중혁의 강함을 모를리가 없었다. 그럼에도 난 유중혁을 지켜줘야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건 그냥 내 욕심 때문일 것이다. 내 앞에 실제하고 있는 유중혁이 조금이나마 더 살았으면 조금이나마 더 행복했으면 하는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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